IT 관련 서적을 많이 내놓고 있는 "인사이트"라는 출판사의 책을 무작정 찾아봤습니다.
둘려보다가 흥미를 끄는 이름의 책이 있길래 빌렸죠.
내용은 모르구요..이름만 보고 빌렸어요..그 책이 바로 이책인데요.
앤디 허츠펠트 라는 매킨토시의 초창기 개발자가 쓴 매킨토시 개발 일지 같은 글 입니다.
잡스와 매킨토시의 개발자 그리고 매킨토시 자체에 대한 이야기로 가득했습니다.
IT의 시장을 선도했던 IT 신화로서의 이야기 뿐 아니라,
직장인이라면 자신의 회사에서 흔히 있음 직한 갈등이나 유쾌한 이야기들도 함께 엮여 있었습니다.
감상평 짧게 말하면"재밌다."입니다.
애플에 관심없는 사람이라도 읽어보면 공감가는 내용이 많으실 거에요.
아래는 책의 여러가지 내용 중 하나인데요 재미 있는 거 같아서 소개합니다.
나는 목요일 오후부터 공식적으로 맥 프로젝트에서 일하기 시작했고 새 매니저이자 프로젝트의 또 다른 소프트웨어 개발자인 버드 트리블은 자리를 비운 상태였다. 버드는 의학 박사 과정을 휴학중이어서 가끔 시애틀로 돌아가 박사 과정 신분을 유지해야 했다. 버드는 보통 점심이 지나 출근했으므로 그 다음 주 월요일 오후에 처음 만났다. 우리는 해야 할 일에 대해 전부 이야기했는데 상당히 엄청났다. 버드가 공식적인 소프트웨어 개발 일정을 보여주었는데 약 10개월 안에, 즉 1982년 1월 초에 출시해야 했다. “버드, 이건 말도 안 돼.” 내가 말했다. “아직 시작도 안 했잖아. 그때까지 어떻게 다 해.” “알아.” 버드가 낮은 목소리로 거의 속삭이듯 대답했다. “안다고? 일정이 잘못됐으면 고쳐야 하지 않을까?” “그게, 잡스가 그랬어. 잡스가 1982년 초에 출시해야 한다고 우겼고 반대 의견을 받아들이지 않았거든. 스타트렉에서 쓰이는 용어가 하나 있는데 이 상황을 가장 잘 설명해주지. 잡스에게는 현실 왜곡장(reality distortion field)이 있어.” “그게 뭔데?” “현실 왜곡장. 잡스가 있는 자리에서는 현실이 이리저리 변해. 잡스는 사실상 누구에게나 거의 무엇이든 납득시킬 수 있어. 잡스가 주위에 없으면 현실 왜곡장은 차츰 사라지지만 현실적인 일정으로 만들기는 어려워. 그리고 잡스와 함께 일하면서 알아야 할 몇 가지가 있지.” “또 뭐가 있는데?” “음, 잡스는 어떤 것이 대단하다거나 굉장하다고 이야기하지만 그게 그 다음날에도 같진 않아. 잡스의 입력은 저역(low-pass) 필터로 걸러 들어야 해. 시큰둥해 하다가 그 다음엔 정말 그 아이디어에 대해 재미있어 해. 잡스에게 새 아이디어를 이야기하면 보통 시시하다고 대꾸해 놓고는 그 아이디어가 정말 마음에 들면 정확히 1주일 후에 돌아와 그 아이디어를 자신이 생각해낸 것 처럼 이야기해.” 그 다음 몇 주간 잡스가 일하는 것을 관찰하기 전까지는 버드가 분명히 과장한다고 생각했다. 현실 왜곡장은 카리스마가 있는 달변, 불굴의 의지, 눈앞의 목적에 맞게 현실마저 극복시키려는 열의가 당황스러울 정도로 뒤섞인 것이었다. 한 마디 주장으로 설득하는 데 실패하면 잡스는 교모하게 또 다른 주장을 했다. 때로는 그가 다르게 생각했음을 인정하지 않고 갑자기 상대방의 입장을 자신의 것인 양 각색해 상대방이 평정을 잃어버리게 하기도 했다. 놀랍게도 상대방이 현실 왜곡장을 예리하게 알아채더라도 현실 왜곡장은 효력을 발휘하는 것처럼 보였다. 잡스가 떠나면 효과가 사라지기는 했지만 말이다. 맥 팀원들은 가끔씩 현실 왜곡장을 봉쇄할 기술에 대해 의견을 나눴는데 얼마후 대부분 포기하고 현실 왜곡장을 자연의 힘으로 받아들였다. |